정부가 폐의류와 폐타이어를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본격 착수한다. 유럽연합(EU)의 에코디자인 규정(ESPR) 등 강화되는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순환경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최근 폐의류와 폐타이어를 고품질 유용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730억 원을 투입해 ▲폐의류 문제해결 플래그십 재활용 기술개발(250억 원) ▲폐타이어 활용 고품질 원료 확보 및 제품화 기술개발(480억 원) 등 2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AI·열분해 기술로 재활용 품질 높인다
현재 폐의류는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등 다양한 소재가 혼합돼 있고 지퍼와 단추 등 부자재가 함께 포함돼 있어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헌옷수거함 등을 통해 수거된 폐의류 대부분은 해외로 수출되거나 일부만 건축자재 등으로 재활용되는 실정이다.
폐타이어 역시 발생량의 60% 이상이 고형연료제품 등 열적 재활용에 활용되고 있다. 일부는 재생카본블랙으로 생산돼 신형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지만, 내구성 등의 한계로 재생원료 사용 비율이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의류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분리·선별 자동화 시스템과 재생원료화 및 제품화 기술을 개발한다. AI를 활용해 섬유 소재별 선별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높이고, 폐의류와 폐섬유를 의류는 물론 자동차 내장재와 건축·토목자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재생원료 시장 조성이 사업 성공의 관건
폐타이어 분야는 고품질 재생카본블랙 생산 기술과 이를 활용한 신형 타이어 제조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폐타이어를 전처리한 뒤 열분해 공정을 고도화해 재생카본블랙의 품질을 높이고, 신형 타이어 제조 시 재생카본블랙 사용 비율을 15%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번 연구개발 사업이 폐의류와 폐타이어의 순환이용 체계를 강화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발효된 EU 에코디자인 규정에 따라 2027년 의류·타이어 하위법령이 마련되고 2028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만큼, 국내 산업의 대응 역량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사업은 재활용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기술개발만으로는 순환경제를 완성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연구개발(R&D)과 함께 생산-수거-선별-재활용-재사용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순환체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 '재생원료가 경제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거래되는 시장'을 만드는 정책까지 연결되는 게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