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가 폐컴퓨터 저장장치(하드디스크)에 포함된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비축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전기·전자폐기물 속 핵심 광물을 국내에서 다시 순환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해 자원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7일 경기 평택시 소재 엔에이치리사이텍컴퍼니에서 ‘폐컴퓨터 하드디스크 내 영구자석 회수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비롯해 한국환경공단, 이순환거버넌스(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한국금속재활용산업협회 등 4개 기관이 참여한다.

폐전자제품 속 ‘도시광산’ 활용 본격화
시범사업 기간은 2026년 5월 27일부터 2027년 5월 31일까지다. 사업은 가정과 공공·민간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컴퓨터를 수거한 뒤 저장장치(하드디스크)를 별도로 분리하고, 여기에서 희토류가 포함된 영구자석을 회수·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폐컴퓨터 하드디스크에는 네오디뮴 등 희토류가 포함된 영구자석이 약 20g 정도 들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수작업 중심의 분리 방식으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대부분 컴퓨터 부품과 함께 파쇄된 뒤 고철로 재활용돼 왔다. 일부 영구자석이 분리되더라도 국내 재활용 수요처 부족으로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이순환거버넌스가 폐컴퓨터 배출 신청을 접수하고 수거·운반을 담당한다. 이후 폐컴퓨터를 해체해 하드디스크를 별도 분리·보관한 뒤 한국금속재활용산업협회 측에 인계한다. 협회는 회원사 가운데 참여 업체를 모집·선정해 하드디스크를 인수하고, 폐영구자석을 분리·활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수된 영구자석은 국내 비축 또는 연구개발(R&D) 용도로만 활용되며 국외 반출은 제한된다. 한국환경공단은 재활용 실적 검증과 통계 관리를 맡고, 필요할 경우 비축시설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 핵심 폐자원 해외 유출 막는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연간 약 9만5000대의 폐컴퓨터에서 약 2톤 규모의 희토 영구자석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구자석 내 네오디뮴 함량(약 30%)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00kg의 네오디뮴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향후 에어컨 컴프레서 등 영구자석이 포함된 다른 폐전기·전자제품으로도 사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핵심 폐자원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개정안에는 폐기물 수출입 제한 사유에 ‘국내 수급 안정 및 순환이용 촉진’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기·전자폐기물에 포함된 폐영구자석은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토류를 다시 회수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 전략자원”이라며 “핵심 폐자원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에서 원활히 순환 이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민관이 함께 국내 희토류 재활용 생태계를 조성해 첨단산업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장이 사용 종료된 컴퓨터를 이순환거버넌스에 기부할 경우 ESG 인증서도 발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