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자동차 순환경제 규정 최종 확정…신차 재활용 플라스틱 의무화·폐차 수출 규제 강화
EU, 자동차 순환경제 규정 최종 확정…신차 재활용 플라스틱 의무화·폐차 수출 규제 강화
유럽연합(EU)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순환경제 원칙을 적용하는 새로운 규정을 최종 확정했다. 차량 설계 단계부터 폐차 처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재사용과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을 폐기 시점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EU 수출 차량의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 소재 사용 비율을 높이고, 차량 분해와 재활용이 쉬운 구조를 반영해야 한다.
Industrials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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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순환경제 원칙을 적용하는 새로운 규정을 최종 확정했다. 차량 설계 단계부터 폐차 처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재사용과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을 폐기 시점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는 최근 차량의 설계와 폐차 관리에 관한 순환경제 규정을 공식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택은 6월 초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의 승인에 이은 마지막 입법 절차로, 이에 따라 새로운 규정은 발효 2년 후부터 시행된다.

이번 규정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2023년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과 순환경제 행동계획(Circular Economy Action Plan)의 일환으로 제안한 것이다. 기존의 두 개 지침을 하나의 규정으로 통합해 자동차가 수명을 다한 이후에도 부품과 소재를 보다 쉽게 재사용·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 기준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유럽 이사회. 이미지 출처: 유럽 이사회 홈페이지에서 캡처.

설계부터 폐차까지…자동차 규제 패러다임 전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의무다. 새 규정에 따르면 시행 6년 후부터 신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최소 15%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사용해야 하며, 시행 10년 후에는 이 비율을 25%까지 높여야 한다. 또한 재활용 플라스틱의 최소 20%는 폐차에서 회수한 소재를 사용하도록 했다.

당초 집행위원회는 신차 플라스틱의 25%를 재활용 소재로 사용하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폐차에서 회수한 플라스틱으로 충당하도록 제안했지만, 최종 협상 과정에서 목표치가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이번 규정은 플라스틱뿐 아니라 철강, 알루미늄, 마그네슘, 핵심 원자재(Critical Raw Materials) 등 다른 소재의 재활용 목표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집행위원회는 규정 발효 후 1년 이내에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뒤 이들 소재에 대한 재활용 의무 비율 도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생산자 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의 설계와 생산뿐 아니라 폐기 단계까지 재정적·조직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순환경제를 고려한 차량 설계를 촉진하고, 차량 소유자가 비용 부담 없이 폐차를 반납할 수 있도록 무상 회수 체계를 운영해야 하며, 모든 폐차가 적절하게 처리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수명 다한 차량, 반드시 공인시설서 처리

폐차의 불법 유통과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규정도 포함됐다. 새 규정은 더 이상 도로 주행이 불가능한 중고차의 수출을 금지하고, 수명이 종료된 차량은 반드시 공인 처리시설에서 처리하도록 의무화했다. 폐차 기준을 충족한 차량은 이후 중고차로 재판매하거나 해외로 수출할 수 없다.

EU는 이를 통해 이른바 '사라진 차량(missing vehicles)' 문제를 해결하고 차량 해체와 수출 과정의 추적성과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차를 제3국으로 이전하는 관행을 줄이고, 귀중한 자원을 EU 역내에서 순환시키겠다는 목표도 담고 있다.

새 규정은 승용차와 경상용 밴에는 전면 적용되며, 대형 트럭과 오토바이, 특수목적 차량에는 일부 완화된 요건이 적용된다.

EU는 매년 약 600만 대의 폐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기존 제도를 통해 폐차 재활용률은 약 85%까지 높아졌지만, 차량 설계 단계의 순환성 확보와 재활용 소재 확대, 오염을 유발하는 폐차 수출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공급망 전환 불가피

EU는 이번 규정이 자동차 산업 전반의 자원 순환을 촉진하고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자동차 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핵심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규정은 유럽 시장 비중이 큰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EU 수출 차량의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 소재 사용 비율을 높이고, 차량 분해와 재활용이 쉬운 구조를 반영해야 한다.

특히 폐차에서 회수한 플라스틱 사용 의무와 확대생산자책임(EPR) 강화는 기존의 부품 조달과 공급망 관리뿐 아니라 유럽 현지의 회수·재활용 네트워크 구축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부품업체 역시 재활용 소재 인증과 소재 이력 관리, 탄소배출 정보 관리 등을 강화해야 해 공급망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전기차와 친환경차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순환경제 설계(Design for Circularity)와 재활용 소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경우 유럽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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