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환경정보공개 플랫폼인 CDP가 기업의 환경정보 공개 범위를 해양 분야까지 확대한다. 기후변화, 산림, 수자원 안보, 생물다양성, 플라스틱에 이어 해양이 새로운 공시 영역으로 추가되면서 기업들의 해양 관련 리스크 관리와 정보 공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CDP는 5일(현지시간) "2026년 정보공개 주기부터 기업들이 해양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CDP는 전 세계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환경성과와 위험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환경정보공개 플랫폼으로, 2025년에는 2만3100개 이상의 기업과 도시, 지방정부 등이 환경 데이터를 공개했다.

해양 리스크 공시 시대 본격 개막
이번 개편은 정책 결정자와 투자자들이 기업의 해양 관련 위험과 기회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됐다. 전 세계 무역의 약 90%가 해양 운송에 의존하고 있지만, 기업의 해양 의존도와 환경적 영향, 관련 위험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는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새롭게 도입되는 해양 공시 항목은 기업의 해양 관련 의존성, 위험, 영향 및 기회에 대한 정보를 담는다. 구체적으로는 해양 관련 목표 설정, 공급망 관리, 이사회 차원의 감독 체계, 전략 및 재무계획에 미치는 영향, 해양 관련 환경정책 등을 포함한다.
CDP는 이를 통해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기업의 환경성과와 위험을 보다 표준화되고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해양 생태계 보전과 관련한 경영 전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버 탠커레이 CDP 해양 부문 책임자는 "해양은 지구와 경제 모두의 건강에 필수적이지만 정책 결정자들은 여전히 해양 관련 영향과 위험에 대한 일관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양 정보 공개를 통해 이러한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기업과 투자자, 해양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CDP 정보공개 주기는 오는 6월 중순 시작될 예정이다.
한국 기업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배출 공시에 비해 해양 관련 공시는 아직 준비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해운·수산·식품·화학·에너지 산업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제조업 전반이 해양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양 생태계 영향이나 해양 오염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측정·관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상당수 기업이 ESG 보고서에서 해양 이슈를 플라스틱 저감이나 해양 정화 활동 수준으로 제한적으로 다루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해양 공시가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의 새로운 핵심 영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의 해양 의존도와 영향을 분석하고, 해양 생물다양성 및 오염 관련 위험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 차원의 감독체계를 마련하고,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해양 관련 정량지표를 포함하는 등 공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은 향후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평가 기준 변화에 대비해 해양 정보를 경영 전략과 리스크 관리 체계에 조기에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