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피크에너지(Peak Energy)와 현대차증권이 출자한 벤코어 루프탑 에쿼티 펀드가 국내 자동차 부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한다.
양사는 14일 합작법인 HMS-피크에너지를 출범하고 향후 2년 안에 산업용 지붕 태양광 발전 설비 100MW 규모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합작 법인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협력사 공장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개발·건설하고, 자금 조달과 운영까지 담당하는 플랫폼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으로 공급해 협력사들의 전력 조달 비용 부담을 낮추고 공급망의 탈탄소화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100MW 구축 시 연간 탄소 5만5000t 감축 기대
사업의 우선 대상은 현대차의 주요 1차 협력사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많은 제조업체들이다. 자동차 부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비용은 제조 원가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통해 전기요금 변동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비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양사는 합작법인 출범과 함께 현대차의 주요 1차 협력사와 관련한 5개 프로젝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프로젝트의 설비 용량과 투자 규모,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합작법인은 향후 국내 수백 개 협력사 사업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100MW 규모의 산업용 지붕 태양광 설비가 구축될 경우 연간 약 5만5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설비 수명 기간에는 누적 100만t 이상의 감축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사업 추진에 따른 양사의 추정치로, 실제 감축량은 설비 가동률과 대체 전력원 등 구체적인 사업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직접 생산 과정뿐 아니라 부품 조달과 협력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업의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은 통상 스코프 3(Scope 3) 배출량으로 분류된다. 완성차 업체가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을 관리하려면 부품업체의 에너지 조달 방식도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
사업 성과는 전력단가·투자 구조가 관건될듯
피크에너지의 개빈 아다 최고경영자(CEO)는 전력 가격이 산업 경쟁력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며, 이번 합작법인이 국내 자동차 협력사에 장기적인 전력 비용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공급망 탈탄소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증권 인프라투자부 관계자도 경쟁력 있는 금융 구조와 사업 실행 역량을 결합해 국내 협력사들의 태양광 전력구매계약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피크에너지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자산을 개발·보유·운영하는 기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운영 자산은 300MW 이상이며, 이 가운데 200MW 이상이 국내에서 운영 중이거나 가동을 앞두고 있다. 개발 단계의 사업 파이프라인은 2GW 규모다. 피크에너지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회사 스톤피크(Stonepeak)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구축과 장기 전력 공급을 결합해 자동차 부품업체의 에너지 비용 관리와 탄소 감축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려면 100MW 목표 달성 여부와 실제 전력 공급 단가, 협력사들의 계약 참여 범위, 투자비 회수 구조 등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