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폐알루미늄, 폐구리 등 핵심 순환자원의 수입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관련 업계의 비용 절감과 함께 순환경제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월 31일 국무회의에서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돼 4월 초 공포·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0월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폐자원 수출입 규제 합리화’ 과제의 후속 조치다.

폐지, 고철, 폐금속캔, 폐유리...수입보증 부담 덜어
개정안의 핵심은 유해성이 낮고 경제성이 높은 순환자원에 대해 수입보증 부담을 면제하는 데 있다. 대상에는 폐알루미늄, 폐구리, 폐식용유를 비롯해 폐지, 고철, 폐금속캔, 전기차 폐배터리, 폐유리, 커피찌꺼기, 왕겨·쌀겨 등 총 10종이 포함된다.
현행 제도는 폐기물 수입 과정에서 불법 방치나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처리 비용에 상응하는 보증보험 가입 또는 예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업체는 연평균 약 230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해 왔다. 그러나 해당 순환자원은 대부분 유상 거래되는 고가 자원으로, 방치나 투기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증금 산출 시 적용되는 ‘국내 처리단가’를 해당 순환자원에 한해 ‘0원’으로 산정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폐지와 고철에만 적용되던 예외를 10종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업계는 연간 약 1억7천만 원 규모의 보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보증보험 가입 절차에 소요되던 행정 기간이 단축되면서 업무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 유해성, 품질 편차 등 관리 과제 해소 관건
이와 함께 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도 병행됐다. 폐기물 수출입 신고수리 취소, 위법 수출입 과징금 부과·징수, 청문 등의 권한이 유역환경청과 지방환경청으로 위임돼 현장 대응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또한 수출입 신고 서식 작성요령을 보완해 민원인의 편의성과 행정 처리의 명확성도 강화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순환자원 수입 부담을 완화해 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품목별 유해성·품질 편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환경 리스크 관리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보증금 산정 시 처리단가를 ‘0원’으로 일괄 적용한 조치는 시장 변동이나 불법·편법 수입 가능성에 대응하기에는 과도하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품질 기준 도입과 조건부 보증 유지, 사후 감시 체계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현장의 실정과 괴리가 있던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핵심 폐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통해 순환경제 전환과 자원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