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공급망 전반서 ‘친환경 표시’ 책임, 유통·브랜드·제조사 모두 대상” 경고
영국 정부, “공급망 전반서 ‘친환경 표시’ 책임, 유통·브랜드·제조사 모두 대상” 경고
"기업이 가치사슬 상류에서 제공받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경우에도, 해당 주장이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책임을 질 수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소매업체·브랜드·제조업체 등 공급망 전반의 기업들이 환경 관련 주장(그린 클레임)을 할 때 부담하는 책임을 명확히 한 새 지침을 발표했다.
Retail&Consumer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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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가치사슬 상류에서 제공받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경우에도, 해당 주장이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책임을 질 수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소매업체·브랜드·제조업체 등 공급망 전반의 기업들이 환경 관련 주장(그린 클레임)을 할 때 부담하는 책임을 명확히 한 새 지침을 발표했다.

CMA는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친환경 홍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올바르게 접근하기(Making green claims: Getting it right, across the supply chain)' 문서에서 “2021년 ‘그린 클레임 코드(Green Claims Code)’ 이후 다양한 산업 이해관계자들이 공급망 책임에 대한 추가 명확성을 요청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제품 여정. 원자재는 공급업체로 보내지고, 공급업체는 여기에 환경 관련 문구를 추가한다. 이후 제조업체, 유통업체, 브랜드 및 소매업체로 넘어가는 전 과정에서 문구는 제품에 계속 표시된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최종 도달된다. 이미지 출처: CMA 웹사이트에서 캡처

전달·반복도 ‘주장’으로 간주…의도 없어도 위반

새 지침은 환경 관련 주장에 대한 소비자법 준수와 관련해 공급망 내 각 주체의 역할과 기대 수준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기존 그린 클레임 코드 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CMA는 환경 관련 주장을 ‘만드는 것’에는 단순한 문구뿐 아니라 표현 방식과 누락(미고지)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웹사이트·광고·브랜딩, 제품·포장 문구, ‘친환경’ 이미지를 활용한 표현, 그리고 소비자가 주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 정보를 숨기거나 생략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제품을 판매·진열하면서 사실상 해당 문구를 반복(repeating)하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조사가 허위·과장 표시를 했고, 소매업체가 이를 그대로 판매하면 제조사와 소매업체 모두 불공정 상행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CMA는 민사 집행의 경우 고의 여부가 핵심이 아니며, ‘선의의 실수’나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위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검증·증거 필수…정보 못 받으면 표현 바꿔야”

특히 모든 환경 주장은 검증 가능해야 하며 증거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CMA는 “공급망이 복잡해 다른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주장을 다르게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상류 사업자가 주장의 출처이면서도 이를 검증하지 않거나 검증할 수 없다면, 해당 제품에 관해 “그 사업자와의 거래 관계를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위·과장 친환경 주장이 가져올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유통·브랜드가 떠안을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CMA는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DMCC Act)이 2025년 4월 시행되면서,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시정명령·소비자 환급(레드레스)·과징금 부과 등을 법원 절차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집행에서는 ▲사안의 전략적 중요성 ▲소비자·시장에 미치는 영향 ▲성공 가능성 ▲공급망 내 위반 책임 소재 등을 종합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 과정에서 CMA는 “어떤 기업이 상업적 관행에 관여했는지, 누가 주장을 했는지”를 핵심 요소로 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법 준수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은 벌금 산정에서 감경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판매하는 3종의 텐트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예시. 배너 문구는 3가지 텐트 모두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제작됐다고 표기. 이 경우 CMA는 자재 공급업체보다는 허위 환경 주장을 하고 이를 검증하고 주장하는 내부 절차가 미비한 소매업체/제조업체를 상대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미지 출처: CMA 웹사이트서 캡처.

브랜드·유통·공급업체 모두 ‘검증 체계’ 요구

CMA는 특히 기업이 이미 의무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 상황(가이드라인 발표, 이전 규제 조치·ASA 판단 등)에서 내부 검증 프로세스가 없거나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를 '특히 심각한(egregious)'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침은 공급망별 전형적 상황을 가정한 5개 사례를 제시했다. 자체 브랜드 상품에 대해 ‘재활용 소재’ 비율을 과장한 소매업체, 브랜드가 제공한 ‘100% 재활용’ 표현을 수정하지 못한 온라인 유통사, ‘친환경 제품군’에 부적합한 제품을 포함시킨 대형마트, ‘지속가능 목재’ 공급이 끊겼는데도 표시를 유지한 공급업체, ‘퇴비화 가능’이지만 특정 매장 회수·전문 처리 조건이 빠진 제품 등이다.

CMA는 사례별로 “누가 더 넓은 범위의 피해를 야기하는지”, “누가 문제를 시정할 최적의 위치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집행 대상을 달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브랜드가 다수 유통망에 동일한 문구를 제공하는 구조라면 브랜드가 시정에 더 적합하고, 유통사가 자체적으로 ‘환경 제품군’ 기준을 설정해 소비자 인식을 형성했다면 유통사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증거 확보·정기 점검·공급망 변화 업데이트”

문서에서 제공한 기업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소매업체는 판매·광고 전 공급업체로부터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최신의 증거”를 확보하고, 설문·자기진술·연간 선언 등으로 입증자료 보유를 확인하며, 제품 설명을 무작위 점검하는 등 정기 검토 체계를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신규 공급업체와 거래할 때는 추가 검증, 공급망 변화가 주장을 흔들 수 있는지 지속 확인도 요구했다.

제3자 유통 판매(브랜드) 업체는 주장의 정확성·검증을 위한 최신 증거를 보유하고, 필요 시 근거자료를 유통사와 공유하거나 주장의 근거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유통사가 검증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공급업체·제조업체의 경우는 제품 구성·테스트·원산지(프로비넌스) 등 기록을 유지·제공하고, 원료 변경 등 중요 변화가 발생하면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기밀 정보가 있으면 독립 검증 절차 증명 등 대체 방식으로 확신을 제공하라고 제시했다. 특히 “검증 가능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벼운 표현(캐주얼 클레임)’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CMA는 “기업은 상업적 자유를 바탕으로 환경 성과를 홍보할 수 있지만, 주장은 명확·정확해야 하며 소비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며 “허위·과장 주장은 소비자 선택을 왜곡하고 공정 경쟁을 해친다”고 말했다. 이제 공급망 전반에 연결된 모든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시하는 모든 환경 관련 주장이 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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