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입지 선정부터 인허가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그간 민간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해상풍력 개발 방식이 국가 중심의 체계적 관리 방식으로 전환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17일 국무회의에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법)’ 시행령이 의결돼 오는 26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제정된 해상풍력법의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담은 것으로, 입지 발굴부터 사업자 선정, 인허가 절차까지 전 과정의 제도화를 핵심으로 한다.
기존에는 민간 사업자가 풍황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입지를 발굴하고 관련 인허가를 추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력계통 연계, 군 작전성, 어업권 충돌, 주민 수용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사업 지연과 불확실성이 반복돼 왔다.

입지 발굴부터 인허가까지 국가 주도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계획입지’ 체계를 도입한다. 먼저 국가가 주도해 해상풍력 개발에 적합한 입지를 사전에 발굴하고, 이를 ‘예비지구’로 지정한다.
이후 경제성, 계통 연계 가능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전지구’로 확정하는 단계적 절차를 밟는다.
특히 발전지구로 지정된 구역에서는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관련 인허가 절차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다부처에 걸친 복잡한 승인 절차를 통합해 행정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조치다.
제도 운영의 핵심 축으로는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신설된다. 위원회는 부처 간 이견 조정과 함께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 지정 등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지역 수용성·이익공유 강화… 후속 절차 본격화
지역 수용성 확보 장치도 강화됐다. 지방정부는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해 주민 의견 수렴과 이익공유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협의회 구성 시 어업인과 주민 대표가 전체 위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의무화해 지역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정부는 시행령 발효와 동시에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해상풍력발전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범정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해양수산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연내 1차 예비지구 후보지를 발굴할 방침이다. 아울러 환경성 평가 기준과 기존 사업자 편입 기준 등을 담은 하위 고시도 단계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해상풍력법 시행은 개별 사업자 중심의 개발 방식에서 정부 책임 하에 추진되는 계획입지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국제 에너지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수적이며, 주민 수용성과 환경성을 확보한 가운데 해상풍력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