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 지시…기후 대응 체계 흔들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미국이 가입한 66개 국제기구 탈퇴를 지시했다. 이들 국제기구 가운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 기후 위기 대응 관련 주요 기구들이 망라돼 있어 전 세계적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간 8일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국제기구, 협약 및 조약에서 미국을 탈퇴시키는 행동"으로 명명된 '대통령 각서'(행정 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들 기구, 기관, 위원회가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며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들 기구에 대해 "기후 정책과 글로벌 거버넌스, 그리고 미국의 주권 및 경제력과 충돌하는 이념적 프로그램"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조치로 격랑을 맡게 된 UN 산하기구 UNFCCC의 X(구 트위터) 계정 프로필 사진. 8일(한국시간) 기준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UNFCCC

예견된 이탈, 기후 거버넌스 전면 후퇴한다

사실 이러한 조치는 이미 예견되어 왔다. 2025년 1월 집권하자마자 파리 기후변화 협정 재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기후 변화 대응을 '사기극'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각서에 포함된 기후, 에너지 관련 기구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외에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국제에너지포럼(IEF), 탄소 제로 에너지 협약(24/7 Carbon-Free Energy Compact) 등 직간적접으로 연결된 곳만 20여곳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정부가 이들 단체에서 손을 뗄 경우 국제적 대응에 공백과 위축이 예상된다. 미국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면 유엔 기구의 경우 그 파장이 더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협약으로, 1992년 브라질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되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서명한 협약이다. 미국은 1992년 10월 상원에서 정식 비준했다.

다자 협력과 기술 경쟁력으로 불확실성 넘어야

의회 반발이 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가능성이 크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 비준을 거치지 않은 행정부 협정인 파리기후협정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각서'를 통해 가능한 한 빨리 탈퇴를 이행할 수 있는 조치를 지시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 서명에 따라 추가적인 검토를 진행한다.

재생에너지 확산과 새로운 산업 생태계 지도가 그려지는 탄소중립 흐름에서 미국의 경쟁력 추락과 고립이 가속화할 수 있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은 물론 탄소규제 장벽을 높이는 유럽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국제기구 탈퇴는 글로벌 기후 대응 체계 약화, 규범 및 재정 공백, 한국의 무역·수출 환경 변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다자 협력 확대, 자체 기후정책 강화, 기술 경쟁력 제고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