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2030 탄소감축 목표 재검토…"배출량 90% 차지하는 공급망이 발목"
스타벅스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기후 목표를 전면 재검토한다.
매장 운영에서는 탄소 감축 성과를 냈지만, 전체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급망(Scope 3) 배출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기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발간한 '2025 글로벌 임팩트 리포트'에서 "새로운 규제와 관련 기준의 지속적인 변화,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하는 여러 외부 여건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적극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송 등 간접배출이 전체의 96% 차지
이번 재검토 대상은 2019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스코프(Scope) 1·2·3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대 기준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스타벅스는 이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Back to Starbucks' 전략에 맞춰 지속가능성 목표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있으며 조만간 수정된 접근 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성적표는 엇갈렸다. 직영 매장과 제조시설 등 직접 운영 부문인 스코프 1·2 배출량은 2019년 대비 17%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시설 투자 등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직영 사업장의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광과 배터리 저장시설 등에 3억2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올해에는 연간 233GWh 규모의 15년 장기 태양광 전력구매계약도 체결했다.
반면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3 배출량은 같은 기간 8% 증가했다. 스코프 3는 커피 재배, 낙농, 원료 생산, 제조, 운송 등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을 의미하며 스타벅스 전체 탄소배출의 약 96%를 차지한다. 특히 커피 재배와 유제품 생산이 가장 큰 배출원으로 지목됐다.
배출량 증가속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이 때문에 Scope 1·2 감축 성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대비 약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급망 배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기업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스타벅스는 다만 기후 대응 자체를 후퇴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보고서에서 운영과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관리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 감축 진행 상황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켈리 구드존은 "지속가능성 목표를 새롭고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사업부문에 통합해 최고경영진이 지속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기후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직영 사업장의 전력 사용량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전기차 급속충전소를 41개 지점까지 확대했다. 또 에너지·물·폐기물 절감 기준을 충족한 친환경 인증 매장은 목표였던 1만 곳을 넘어 1만3380개로 늘어났다.
공급망 전환이 탄소중립 성패 가른다
포장재 분야에서도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매장 내 다회용 컵 사용은 전년보다 77% 증가했으며, 전 세계 직영 매장의 다회용 컵 판매 비중은 4.6%로 확대됐다.
회사는 2030년까지 모든 고객용 포장재를 재사용·재활용·퇴비화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고, 신규 플라스틱 사용량도 2019년 대비 5% 줄인다는 목표는 유지하기로 했다.
공급망에서도 기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금까지 기후 적응력이 높은 품종의 커피나무 1억 그루를 농가에 보급했고, 앞으로는 2040년까지 5000만 그루를 추가 보급하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2040년까지 공급망 내 커피 농가 10만 곳의 재생농업 도입을 지원하고, 2026년 말까지 전략적으로 조달하는 커피와 코코아에 대해 '산림파괴 제로(Deforestation-free)'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유지했다.
스타벅스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사업장의 탄소 감축은 상당 부분 진전시켰지만, 공급망 배출 감축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스코프 3 배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재 기업들은 농업, 원재료, 물류까지 포함한 가치사슬 전반의 구조적 변화 없이는 기존의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