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본사 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

전 세계 120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레고그룹이 덴마크 빌룬드 본사 인근에 역대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완공 시 빌룬드 지역에 위치한 레고그룹 사업장의 전력 수요를 100%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고그룹은 17일 빌룬드 태양광 발전소(Solar Park) 착공 사실을 발표하고, 이번 프로젝트가 자사의 재생에너지 확대 및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사업이라고 밝혔다.

새로 조성되는 태양광 발전소는 설치용량 116MW, 계통연계 최대 출력 80MW 규모로 건설된다. 연간 약 99G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 말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지 출처: 레고그룹 홈페이지에서 캡처.

100헥타르 부지에 조성되는 친환경 에너지 단지

빌룬드에는 레고그룹 본사인 레고 캠퍼스(Lego Campus)를 비롯해 코른마르켄(Kornmarken) 제조공장, 사내 크리에이티브 조직인 아워 레고 에이전시(OLA), 이노베이션 하우스(Innovation House) 등 주요 시설이 위치해 있다. 회사 측은 발전소가 완공되면 이들 사업장의 연간 전력 소비량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넘어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역사회 활용을 함께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 부지 100헥타르 가운데 65헥타르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며, 주변에는 식생을 조성해 경관 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나머지 35헥타르는 자연 서식지와 습지, 수생 공간, 개방형 녹지로 조성해 지역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지원한다.

또한 부지 곳곳에 박쥐 서식 공간과 둥지 상자를 설치하고, 다양한 초화류와 관목, 나무를 식재해 생태계 복원을 도울 예정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생태·교육 공간으로 가치 확장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태양광 발전소 주변 자연 구역은 일반에 개방되며, 산책로와 목재 데크를 조성해 방문객들이 지역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변전 시설은 복원 과정을 거쳐 소규모 박물관 공간으로 재활용된다.

아네트 스투베(Annette Stube) 레고그룹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빌룬드 태양광 발전소는 전 세계 재생에너지 역량을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동시에 지역 생물다양성을 지원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레고그룹이 추진 중인 2050년 순배출(Net-Zero) 달성 전략의 일환이다. 레고그룹은 자체 발전 설비와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등을 활용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레고 그룹은 모든 포장재를 보다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다. 레고 브릭 포장 라인의 절반 이상(56%)이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고 재활용 가능한 종이 기반 포장재로 대체했다.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레고의 지속가능성 전략

레고그룹에 따르면 2025년 자사 생산시설에서 자체 보유한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의 3.6%보다 증가한 수치다. 빌룬드 태양광 발전소가 완공되면 회사의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2025년 대비 20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레고의 재생에너지 투자는 단순한 전력 비용 절감이나 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태양광 발전소를 단순한 발전 설비가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전 공간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직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환경 보전과 에너지 생산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은 갈등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전략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레고는 발전소 부지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교육 공간으로 개방함으로써 ESG 경영의 사회(S)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단순한 기부나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사업장과 연계된 공유가치 창출(CSV)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