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PS 폐지하고 ‘재생에너지 계약시장’ 전면 도입 추진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현행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를 폐지하고 정부 주도의 계약시장(입찰) 체계로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보급의 양적 확대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고, 국내 태양광·풍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국에너지공단이 5월 공개한 '재생에너지 보급제도 개편 및 법 개정 방향(안)'에 따르면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앞으로 정부가 공고하는 계약시장에만 참여할 수 있다.
REC 의존·비용 증가…기존 제도 한계 노출
정부는 국가 에너지계획과 전력수급 전망을 반영해 에너지원별 입찰 물량을 결정하고, 낙찰 사업자는 한국전력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게 된다. 이를 통해 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높이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리 인하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제도 개편의 배경으로는 현행 RPS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꼽힌다. 그동안 업계 등에서는 공급의무 비율을 높이는 방식만으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한계가 있으며, 발전사들이 직접 설비를 구축하기보다 REC를 구매하는 방식에 의존하면서 공공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한 소규모 사업자 중심의 시장 구조로 인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고, 현물시장 비중 증가에 따라 제도 운영 비용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발전사와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발전사에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의무 또는 목표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주민참여 확대·산업 육성 ‘두 마리 토끼’
앞으로는 REC 구매보다 직접 투자나 지분 참여를 통한 설비 확충 실적을 중심으로 인정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과징금 또는 행정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소규모 사업자 보호 장치도 마련된다. 정부는 별도의 소규모 입찰시장을 운영하고 주민참여형 사업과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RESCO(재생에너지 서비스 전문사업자)를 활용해 사업 개발과 행정 절차를 지원함으로써 중·대규모 사업자와의 경쟁력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REC와 현물시장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정부는 약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장기계약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규 REC 발급은 중단하되 기존 설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발급을 유지하고, PPA 또는 고정가격 계약으로의 전환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국내 태양광 모듈과 풍력터빈 산업 육성, 주민 수용성 제고 등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은 2026년 상반기까지 추진하고, 세부 제도 설계를 거쳐 2027년부터 새로운 계약시장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