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쓰레기 ‘원정 소각’ 현실화…정교한 폐기물 정책 필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올해 1월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충청권과 강원도 등 비수도권 민간 소각장으로 이동하는 ‘원정 소각’이 현실화되고 있다.

환경 부담과 비용 상승, 지역 갈등이 뒤따르며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강남구, 금천구, 마포구 등은 올해부터 관내에서 발생한 생활 쓰레기 일부를 충남 천안-서산-청주, 세종시, 경기 화성, 강원도 원주 소재 민간 소각장으로 보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계유해폐기물 배출, 수집과 운반, 처리시설. 이미지 출처: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

기후부 “쓰레기 대란 없다”지만...갈등 불씨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 붕괴됐다는 평가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기후부는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직매립 금지 제도 시행 이후 6일간의 처리 현황을 점검한 결과,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 4만6600t 가운데 3만9600t(85%)이 공공시설에서 처리됐고, 민간 소각·재활용 위탁 물량은 7000t(15%)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중 수도권 외 지역 민간시설로 반출된 물량은 800t으로 전체 발생량의 1.8%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기후부에 따르면 수도권 3개 시도 6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36곳은 기존 공공 처리체계를 활용해 제도를 이행 중이며, 나머지 30곳은 민간위탁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중 23곳은 이미 민간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7곳도 이달 중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일부 지자체는 기존 계약 연장이나 임시보관장 활용 등을 통해 쓰레기 대란 없이 적정 처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 처리 규모 확충 외 근본 해법 제시해야

그러나 현장의 우려 목소리가 적지 않다. 수도권매립지 기능 축소와 공공 소각시설 확충 지연 속에서 민간 소각장 의존이 구조화될 경우, 처리 비용 상승과 함께 환경 부담이 비수도권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부는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근본 해법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행정절차 기간 단축과 재정 지원 확대 등으로 공공 처리 역량을 조속히 늘리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재활용 우선, 소각은 보조적 처리, 매립 단계적 축소 등 유럽 연합(EU) 폐기물 정책의 일반적 방향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쓰레기 추적 시스템과 인센티브·벌칙을 결합한 이탈리아 파르마(Parma)시도 하나의 사례다.

최근의 수도권 쓰레기 논란은 '직매립' 금지라는 정책 전환의 취지와 달리, 새로운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대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