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GHG 프로토콜, 단일 글로벌 탄소회계 표준 만든다

국제표준화기구(ISO)와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GHGP)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및 공시 기준을 하나로 통합한 단일 글로벌 탄소회계 표준 개발에 나선다. 기업의 보고 부담을 줄이고 국가·시장 간 기준 차이를 해소해 글로벌 탈탄소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

ISO와 GHG 프로토콜은 29일(현지시간) 공동 발표를 통해 양 기관의 기업 탄소회계 기준을 통합한 새로운 공동 브랜드 표준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표준은 GHG 프로토콜의 스코프(Scope) 1·2·3 기준과 행동 및 시장도구(Action and Market Instruments, AMI) 표준, ISO의 ISO 14064-1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지 출처: AI가 제작.

기업 보고 부담 줄이고 국제 기준 일원화

양 기관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보고 기준을 통합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발표는 그 후속 조치다. 두 기관은 기후 대응 과정에서 기업과 정부가 서로 다른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서 발생했던 혼선을 줄이고, 온실가스 회계의 '공통 언어'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ISO는 "개방적이고 합의에 기반한 절차를 통해 ISO와 GHG 프로토콜의 상호 보완적 강점을 결합함으로써 조직과 정부, 이해관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온실가스 회계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기후 행동을 저해해온 표준과 정책의 파편화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표준은 기업의 활용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단일 공개 협의 절차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양 기관은 주요 파트너 및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표준 초안을 마련한 뒤 2027년 2분기 공개 의견수렴(Public Consultation)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표준 통합은 지난해 브라질 COP30 행동의제(Action Agenda)에 포함된 국제 온실가스 회계 기준 조화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스코프2도 개정…재생에너지 회계 개선

GHG 프로토콜은 이날 스코프2(Standard for Scope 2) 개정 작업의 진행 상황도 공개했다. 스코프2 공개 의견수렴에는 56개국에서 약 1100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주요 쟁점은 기업이 재생에너지 구매를 어떻게 배출량 산정에 반영할 것인지였다.

GHG 프로토콜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량의 정확성, 비교 가능성,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보고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술 실무그룹과 독립 표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 기업 표준의 또 다른 축인 AMI(Action and Market Instruments) 표준 개발도 진행 중이다.

GHG 프로토콜은 최근 정보요청(RFI)을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다중 보고(Multi-reporting)'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기업은 ▲자체 사업장과 가치사슬에서 발생한 실제 배출량(Physical Emissions) ▲재생에너지 인증서나 탄소시장 계약 등 시장수단을 반영한 시장기반 배출량(Market-based Emissions) ▲기업의 투자와 활동이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미친 영향을 결과적 방법론으로 평가한 온실가스 영향 보고(GHG Impact Reporting)를 함께 공시하게 된다.

"보고는 간소화하고 감축은 강화한다"

GHG 프로토콜은 이러한 방식이 기업의 실제 배출량뿐 아니라 감축 활동과 탈탄소 기여도까지 보다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팀 모힌(Tim Mohin) GHG 프로토콜 최고경영자(CEO)는 "통합 기업 표준은 전 세계 온실가스 회계의 통합과 조화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기업들은 중복 보고를 줄이고 시장과 국가 간 일관성을 높일 수 있게 되며, 그만큼 실제 배출량 감축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MI 표준은 기업들이 단순히 얼마나 배출했는지가 아니라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고, 실제 탈탄소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다 명확하고 신뢰성 있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GHG 프로토콜은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공동 개발한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회계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 수천 개 기업과 주요 기후공시 제도, 탄소감축 목표 설정 체계의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