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14060, ‘말이 아닌 행동’ 요구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조직의 탄소중립(넷제로) 전환을 위한 최초의 글로벌 표준인 ‘ISO 14060’ 초안을 공개했다. 기업과 기관이 탄소중립 목표를 보다 신뢰성 있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제 기준으로, 향후 글로벌 공급망과 ESG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ISO는 17일 ‘ISO 넷제로 정렬 조직 표준(ISO Net Zero Aligned Organizations Standard)’으로 불리는 ISO 14060 초안을 발표하고 12주간의 공개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170여 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투표를 거쳐 올해 말 최종 표준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SO 14060은 기업과 비영리단체, 학술기관 등 다양한 조직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원칙과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부터 실행계획 수립, 이행, 성과 측정, 검증 및 공시까지 전 과정을 포괄한다.

이미지 출처: ISO 홈페이지에서 캡처

2년 내 전환계획 공개…탄소중립 공시 강화

특히 탄소중립을 선언한 조직은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수립 후 2년 이내에 구체적인 전환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전환 계획에는 감축 일정, 사업모델과의 연계 방안, 진행 상황 측정 및 보고 체계, 외부 검증 절차 등이 포함돼야 한다. 단순한 선언을 넘어 정량적 데이터에 기반한 실행계획과 성과 공개를 요구하는 셈이다.

새 표준은 조직의 스코프(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다루며,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직·간접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한다.

또한 탄소 제거(Carbon Removal)와 저장을 통한 잔여 배출량 상쇄 기준도 제시한다. 다만 탄소배출권 구매에 의존하기보다 조직 내부의 실질적 감축 노력을 우선하도록 설계됐으며, 단기적이고 대규모의 배출량 감축을 강조하고 있다.

SBTi와 연계…글로벌 넷제로 기준 통합 가속

ISO는 이번 표준 개발 과정에서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 등 기존 국제 넷제로 기준과의 상호운용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미 SBTi 기준에 따라 기후 목표를 수립한 기업들도 ISO 14060을 비교적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표준은 2022년 발표된 ISO 넷제로 가이드라인의 후속 작업으로, 약 2년에 걸쳐 개발됐다. ISO는 참여 전문가 규모가 ISO 역사상 가장 큰 국제 실무그룹 가운데 하나였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ISO 14060이 최종 채택될 경우 탄소중립 선언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기업들의 기후공시와 공급망 관리, ESG 평가에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