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소비 장례 문화를 기후친화적으로 전환한다
오늘날 장례 문화는 지구에는 또 하나의 부담이 된다. 화장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과도한 장례용품 소비, 매장 중심의 토지 사용 등은 탈탄소 시대와 어긋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장례 문화는 여전히 ‘과잉 소비 구조’에 묶여 있다. 일회성 장식물과 화학 처리된 관, 대규모 장례식장 운영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사용은 적지 않은 탄소를 배출한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친환경 장례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목장이나 자연장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친환경 장례'가 자리 잡는 흐름이다.
영국 기념 식수, 독일 평화의 숲...추모목 전통
사후에 나무를 심어 고인을 기리는 ‘추모목’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의 회귀’라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 영국 기념 식수(Commemorative Planting), 스위스 수목장, 독일 평화의 숲(FriedWald)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장례 문화의 전환을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이다. 기후위기 대응 담론에서도 장례를 둘러싼 산업은 논의의 사각지대다.
이 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장례를 '생태 순환의 출발점'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시도가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몽골 지역에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전개해온 (사)푸른아시아, 기후‧에코투어 전문 협동조합 푸른쿱 그리고 건강한 장례문화를 실행하는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1일 장례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측정하고 이를 조림사업으로 상쇄하는 '탄소중립형 장례 모델'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제표준(GHG 프로토콜)에 입각한 기후친화적 장례 모델을 실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례 과정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하고 이를 조림사업으로 상쇄하는 '탄소중립 장례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자연과 고인 존중하는 생태적 실천 캠페인
삶의 마무리 단계에서도 고인의 삶을 존중하고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선한 업'을 쌓는 의미로 나무를 심는 '나무 유산(Tree Legacy)'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한다. 고인이 남긴 생명의 가치가 지구를 살리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가치 품은 죽음(Meaningful Death)' 캠페인이다.
고인 이름으로 푸른아시아 몽골 조림지에 나무를 심고, 추모 명패를 부착하는 나무 유산(Tree Legacy) 프로그램도 함께 전개한다.
이어 해당 나무를 가꾸고 보전하는 관점에서 푸른(추모) 여행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나의 마지막을 지구에 돌려준다면'을 주제로 공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순환생애 장례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로도 했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는 "추모 나무 심기가 자연과 고인을 동시에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방식이자 강력한 기후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