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농업 폐기물이 ‘탄소 소재’로…탄소중립·순환경제 해법 될까

농업 폐기물과 산림 잔재, 유기성 바이오매스(Biomass)가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폐기물로 처리되던 바이오매스를 고성능 그래파이트 탄소(graphitic carbon)로 전환해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장치, 환경 정화 기술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매스(Biomass)는 생태계 내의 생물(Bio) 총 덩어리(Mass)로 식물, 동물, 미생물 등 유기성 생물체를 총칭한다. 이들을 통해 얻는 친환경 재생 에너지원의 확보가 가능하다. 광합성으로 생성된 나무, 작물, 폐기물(음식물, 분뇨) 등이 포함되며, 연료화(열, 전기, 수송용) 과정을 통해 화석 연료를 대체하여 탄소 중립에 기여한다.

최근 국제 학술지(Sustainable Carbon Materials)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통해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탄소 소재 생산 경로를 제시했다. 연구는 바이오매스의 주요 구성 성분이 고온 그래파이트화(graphitization) 과정에서 어떤 구조적 변화를 거쳐 고품질 탄소 소재로 전환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바오쥔 이(Baojun Yi) 교수가 주도하고, 홍콩시립대(City University of Hong Kong) , 사우스웨스트대(Southeast University) 등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지속가능 탄소 소재와 바이오매스 전환 기술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해 연구를 수행했다.

바이오매스의 가치. 이미지 출처: 논문에서 캡처.

셀룰로오스·헤미셀룰로오스·리그닌, 그래파이트 형성한다

현재 에너지 산업에서 사용되는 그래파이트 탄소는 대부분 광물 흑연 채굴이나 화석연료 기반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높은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을 수반한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그래파이트 탄소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공급 방식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 바이오매스 → 지속가능 그래파이트 탄소 → 에너지·환경 기술로 이어지는 새로운 자원 순환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바이오매스의 대표적 성분인 셀룰로오스(cellulose),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리그닌(lignin)이 그래파이트 구조 형성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셀룰로오스는 탄소 구조의 정렬도를 높이고, 헤미셀룰로오스는 미세 구조 형성을 조절하며, 리그닌은 방향족 구조 특성 덕분에 고온 그래파이트화 과정에서 높은 결정성을 가진 탄소 구조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연결하는 바이오매스 탄소 기술

연구진은 이러한 바이오매스 기반 탄소 소재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와 슈퍼커패시터 전극 소재, 산업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환경 정화 소재, 그리고 탄소 순환 기반의 탄소 네거티브 기술 등이 포함된다.

또한 촉매 그래파이트화(catalyzed graphitization)와 수열 탄화(hydrothermal carbonization) 등 공정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화석 기반 탄소 소재 생산 방식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목적에 맞는 탄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탄소 소재 기술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소재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농업과 산림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산업 소재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성과와 지속가능 탄소 소재의 산업적 가능성을 이달 26~27일 대구 경북대서 열리는 MIT 글로벌 스타트업 워크숍(Global Startup Workshop) 2026 기조연설에서 소개할 예정이다.